왜 믿어야 할까요?

작통권 환수 논쟁에 관하여. <-히요님 댁에서 트랙백

일단 첫번째 태클. 예의 원문을 보죠

게다가 이 토론 중에서 발견한 한 분의 의견으로는 북한을 '동등한 상대자' 로 봐줄 수 없는 '깡패국가' 라고 하데요. 군사외적 접근을 하려면 상대방을 동등한 상대자로 간주하는 게 전제되어야 하고, 그리고 휴전문제에 관해선 '종전' 을 서둘러야 하는 거지 '통일' 을 해야 하는 게 아니겠지요. 즉, 북한이 있는 한 군사력에 대해 우위여야 한다 - 가 아니라, 현 휴전상태를 종전상태로 이끌어야 한다는 것이 평화의 지름길입니다. 그러자면 휴전결정을 내린 당사자들이 모여 종전합의를 해야 하는데, 우리 나라가 현재 전작권이 없어서 그 종전합의에 참가할 수 없다더군요. 그러니 전작권이 되돌아와야 6/25 전쟁의 한 주체로서 종전회담을 이끌 수 있는 게 아니겠습니까? 북한을 없애버려서 평화를 구하려 하는 게 아니라, 북한과 공존하면서 평화를 구해야 하는 겁니다. 상대방의 존재를 무시한 대응책은 바람직하지 못하거니와 평화와도 요원하지요.

상대의 존재를 무시하는것은 우리가 아니라 북한입니다. 최근 몇년간(김정일 집권이후) 북한의 외교타겟은 항상 우리가 아닌 미국이었습니다. 애석하게도, 북한은 대한민국을 동등한 상대자로서(그럴 능력과 자격을 모두 갖추었음에도) 대하지 않고 있습니다. 북한은 항상 외교 테이블에 우리나라나 다른나라보다는, 미국을 끌어들이길 원하고 있습니다.  유감스럽게도 무시를 당하는건 북한이 아니라 우리입니다.

묘한 예지만 하나 예를 들어보죠. 사랑하는 두 남녀가 있었습니다.(편의상 A,B라고 하겠습니다) 근데 어른들끼리 그사람은 안된다고 갈라놓았습니다. 결국 다른사람이랑 결혼해서 세월이 흘러서 애도 생겼습니다. 근데 A는 결혼해서 부부싸움도 잦고 해도 그럭저럭 먹을만큼 살게되었습니다. 근데 B는 하필이면 결혼한사람이 개망나니라서 동네에선 소문이 안좋고 보증을 서주던 아버지가 사업이 쫄딱 망하는 바람에 빚만 가득해서 동네에서 알아주는 거지가 됐습니다. 이 소문을 들은 A가 B의 집에 양식과 입을것등을 보내주려고 하니까 B씨의 배우자(C라고 하겠습니다)가 나서서 니가 직접은 못주고 나를 통해서 줘야한다 라고합니다. A는 C가 의심스럽지만 그래도 믿고 먹을것과 입을것등을 보내줬습니다. 그랬더니 C는 이걸 시장에다 내다팔아 그돈으로 족보를 썼습니다. 적반하장격으로 C는 A에게 물건을 더 내놓지 않으면 B를 창넘어도 못보게하겠다 라고 윽박지릅니다. 기가 질린 A가 손뗄려고 하니 이젠 타지에 있는 A의 동생들 마저 괴롭힙니다. 그런데도 A는 C를 믿어야 합니까?

우리는 저 C라는 사람을 깡패나 양아치가 아닌 뭐라고 불러야 할까요?그럼에도 불구하고 A가 꿋꿋히 C에게 '우리는 살만하니까'라면서 돈과 먹을걸 갖다줘야 합니까?


그리고 두번째 태클

무엇보다 북한을 공존의 대상이자 동등한 상대자로 보지 않으면 (비록 아무리 그럴 만한 모습을 안 보여줬다고 해도) 군사적 대응 이상의 공존도모를 여는 것 자체가 어려워집니다. 작통권 돌려받고, 종전합의를 이끌어내고, 종전 후에 각각 적대국이 아닌 이웃나라가 된 후에, 같은 경제기반을 구축 (값싼 노동력은 중국이나 북한이나 매한가지일테니 경제공단을 만들어도 좋고) 을 하면서 전쟁위협을 없애가야 하는 겁니다. 그런데 미국은 북한을 줄창 도발하고 있습니다. 왜냐? 적으로 상정할 국가가 있어야 세계경찰의 미국이 할 일이 있고 미국의 군수산업이 돌아가고 무기를 팔아먹고 경제적자를 보완할 수 있으니까요. 그런 나라에 작통권을 주고 종전합의도 우리 나라가 주체로 끌어내지도 못하는 상태에서 미국이 북한을 도발하는 걸 뻔히 지켜보고, 그 도발에 따라 전쟁이 나면 미국이 있으니까 적어도 지지는 않는다 - 라고만 생각하는 건 안일하지 않습니까? 이게 어디가 '군사력은 출발점' 이고 다른 접근도 고려하는 자세인지 모르겠군요.

문제는 그 평화적 방법을 시도했음에도 불구하고 강렬한 이단옆차기가 날아들었다는겁니다. 대표적인 실패케이스로 위에서 언급한 값싼 노동력이 있는데 개성공단 케이스가 답이 될거 같네요. 물론, 북한 노동자들에게 들어가는 임금은 쌉니다. 하지만 북한에 공장을 건설하기위해 그 이상의 시간적, 물적 노력이 소모됩니다. 일단 대한민국내에서 복잡한 서류심사를 통과하고 구청에 이리갔다 저리갔다 하는건 일도 아니죠. 그걸 통과하고 나면 북한의 태클에 먹혀듭니다. 온갖 구실로 태클을 걸고 이것을 해결하게되는 첩경은 뇌물입니다. 결국,임금외 생산비용이 타지에 비해 더욱 비싸고  이 모든것을 종합해서 현 체제의 북한은 산업 투자지로서 메리트가 일절 없습니다. 오히려 지금 한창 교육에 불올리고 있는 베트남이나 미얀마 보다 더욱 메리트가 없는곳이 북한입니다.

이것은 실제 제가 만난 한 사장님(함경북도 출신)의 언급으로서 상기 절차를 다 거치고도 출자자인 자신은 건설되는 공장에 한번 가보지도 못했습니다. 거진 남한에서 공장짓는것의 몇배의 노력을 하고도 정작 자기상품하나를 못보는데 투자지로서 메리트가 있다고 생각합니까?

결국 북한은 스스로 그러한 변화를 거부하고 있습니다. 이 거부를, 우는아이 젖주는 형식으로 달랜다고 해결됩니까? 중국역사에 가장 비굴했던 시대가 송나라였습니다. 가드를 확풀어버리고 우는아이 젖주는 형식으로 대하다가 어떻게 백성을 도탄에 빠트렸는지 적어도 국제사에 관심있는분이라면 알것입니다.

더욱이 사태가 이러한데도 북한은 적대국으로서 의지를 포기하지 않고 있습니다. 하나만 묻죠. 왜 미국한테는 콧대를 들어야 하면서 북한한테는 따뜻하게 대해야 합니까? 최소한 미국은 대놓고 우리나라에 기관총을 난사하지는 않습니다만...미군이 죽인것은 민간인이고 북한군이 죽인것은 군인이라 그 목숨의 무게가 다르답니까?

그리고 소말리아 내전이래로 미국이 왜 그렇게 이라크를 개발살 냈는지는 박군의 블로깅 Black hawk down을 읽어보면 답이 나올겁니다. 물론 북한이 소말리아나 이라크 꼬라지가 나는건 바람직한 일이 아니겠지요. 전작권 환수가 미국과 결별은 아니지만 그것이 북한에게 잘보여서 '우리 이랬으니까 제발 테이블로 나와주라'라고 하는것이라면 그것은 현 상태를 유지하는것만 못한 악수가 될것입니다.

by 少雪緣 | 2007/01/04 09:05 | 트랙백 | 덧글(4)

Commented at 2007/01/04 09:14
비공개 덧글입니다.
Commented by oldman at 2007/01/04 10:07
정말 속시원한 말씀이었습니다.
제가 하고픈 말씀을 다 해주셨네요.
Commented by 삼별초 at 2007/01/04 11:33
개인적으로 절대적으로 같은 민족이라고는 생각않합니다

우리가 그들에게 해준것에 비하면 너무나도 대조적으로 대해왔는것도 한몫을 하구요
Commented at 2007/01/04 20:27
비공개 덧글입니다.
※ 이 포스트는 더 이상 덧글을 남길 수 없습니다.

<< 이전 페이지     다음 페이지 >>